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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 통계의 허와 실- 매일신문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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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관광 통계의 허와 실       

대구시는 지난 2016년부터 '의료관광 2만 명 돌파'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대구는 2016년을 기점으로 외국인 환자 2만1천100명을 기록한 뒤 2017년에도 2만1천867명을 기록한 것이다. 서울·경기도를 제외한 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유일한 2만 명 돌파 기록이니 자랑할 만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관계자 외에는 잘 알지 못하는 '비밀'이 숨어있다. 2만 명을 넘어서는 외국인 환자 중 상당수가 대구에 거주하는 미군 군속이라는 사실이다. 수천 명에 달하는 이들의 진료가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으로 함께 포함돼 '의료관광'이라는 명목으로 뭉뚱그려져 홍보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외국인 환자 진료 통계에 미군 군속을 포함시키도록 기준을 변경했다. 그러다 보니 대구의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은 2015년 1만2천988명에서 2016년 2만1천100명으로 62.5%나 급격히 뛰어오를 수 있었다.

내막을 살펴보면 전혀 문제 될 것은 없다. 소파(SOFA) 협정에 따라 미군 가족들을 진료할 경우 그들의 진료비는 미 국무성을 통해 외국계 보험사에서 지급하고 있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외국인을 진료하고 이를 통해 외화를 벌어오는 일이다 보니 보건복지부가 통계 기준을 이렇게 바꾼 듯하다.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교수나 학생 등 개별 비자를 통해 국내에 장기 체류하는 이들은 이 통계에서 제외된다.

다만 일반 시민들은 '의료관광'이라고 하면 의료 검진 혹은 시술?수술을 목적으로 대구를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이런 일반적인 통념으로 봤을 때 미군 군속의 진료 실적이 '의료관광' 통계에 포함되는 것은 뭔가 속은 듯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미군 군속의 진료는 거주 기간 동안 필수적인 생활 서비스로 홍보 등을 통해 더 이상 확대를 꾀하기 힘든 부분이다.

이렇게 본다면 대구 의료관광객 2만 명 시대는 허상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대구의 높은 의료 수준과 서비스 수준에 대한 홍보를 접한 뒤 대구를 찾아 기꺼이 먼 길을 나서는 의료관광객들이 많아지고, 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대구 의료에 대한 외국인들의 수요가 계속적으로 확산돼 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구시와 의료계, 관광업계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고무적인 것은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계속되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구와 인천만이 외국인 환자 유치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내년 봄에 발표될 올해 실적 역시 나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는 대구국제공항이 지속적으로 국제노선을 확충하면서 대구 의료관광 역시 다양한 국가로 다변화가 가능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다. 한때 만년 적자였던 대구국제공항은 최근 국제선이 22개 노선 주 364편으로 늘어나면서 올 연말에는 연간 공항 이용객 400만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을 정도다.

대구 의료관광은 중앙정부 및 전국 지자체에서도 주목하고 있을 정도로 민관의 협력이 잘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이다. 뛰어난 의료 기술력을 바탕으로 탁월한 서비스 마인드, 편안한 도시 분위기까지 합쳐지면서 재방문하는 외국인 환자들도 상당수다. 이런 대구 의료관광이 진정한 의미의 '2만 명' 시대를 열고 나아가 10만 명, 20만 명까지 도약할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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