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우울했다.
오랫동안 많은 시간을 나눈 어른들이 아프거나 돌아가시거나
영원한 삶을 꿈꾼 그 분들이 90살 정도에 세상을 떠나니까 건강이고 지식이고 세상 명예에 대한 인간의 한계를 느꼈다
도저히 뭐 하나 쓸 수 없고 전혀 써지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대형 교통사고를 1초라는 시간으로 모면한 나는..
겨우 일주일 동안 떨린 마음을 진정 시키고 새로운 마음을 갖게 됐다
그래 목이 마른 사람에게 비록 누추하고 깨진 바가지 같은 인생이라도 물 한 모금 은 건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내 나름 데로 마음과 물질과 노동력을 나누기로 했고 정말 약하지만 실천하기로 했다
전 같으면 정말 주저 앉고 싶을 정도로 힘든 어제 같은 노동 보태기도 어제 기쁜 마음으로 했다
얼마나 이 마음이 갈지 모르지만 그러나 제발 이번에는 부디 절대 변하지 않기를..
이 물 한 모금 나누기는 내 마음 가는 데로 조용히 내 수준 정도로 할 생각이다
두려움이 있고 또 순간 짜증이 나고 사람과의 관계가 껄끄러워도 내가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됐다
지난 주에는 오래 생각했다 하나님이 나를 아직 이 땅에 두신 이유가 뭘까?
그러나 내 나름 데로 그래 앞으로 나는 물 한 모금의 일을 해야겠다
적어도 물 한 모금이 필요한 내 친구들에게 힘 닿는 데로 이 일을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