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박람회를 갖는데 나는 그냥 덤덤했다
단 1원도 쓰지 않고 왔다
하도 흔한게 꽃이라 감탄사 연발하는 친구만 따라다니다 구경 한번 잘했네 하는 식이었다
최근에 꽃 좋아하는 사람 집에 좀 다니면서 몇주전 만개 된 꽃을 본 터라 오히려 봉우리가 맺혀있는 꽃 피어있는 꽃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박람회에 맞춰 꽃을 피울 수 있나 물어봤더니 밤잠 못자고 겁나게 고생햇다고 했다
그리고 봄에 아름다운 꽃을 보고 싶은 물을 굶겨야 한다고 했다
아름다운 몸매를 갖기 위해 평생 다이어트 해야 한다는 식이었다
물을 안 주면 식물이 위기의식을 느껴 자기 흔적을 남기려고 꽃을 피워서 꽃가루도 내고 열매도 맺는다는 애기였다
난 요즘 몸과 마음이 풍요롭다
맨 잠만 온다
네 믿음이 구원을 얻었다는 말씀 데로 나의 믿음이 구원을 얻었고
그러더니 맨 잠 만 오고 글도 전혀 써지지가 않고 하루종일 놀아도 지루하지가 않다.
몸과 마음이 편하더니 뭔가 전혀 창작의 힘과 없는거다
기름진 물과 영양제를 먹고 잎만 푸르고 무성해진것 같다.
그러나 꽃 좀 안 피우면 어때? 누구나다 종종 번식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
어제 나에게 성경책도 주고 참 따뜻헸던 교수님의 부고장이 왔다
78세
70이 넘고보니 책도 하나 쓰셨는데 불과 8년전 일이고 그 사이 병으로 고생을 많이 하셨고 나에게는 절대 이야기를 안 하셨다
나도 모른척했고 오늘 정말 몇년만에 문상을 가게된거다
참 성실했고 노력햇고 자신만만했고 평생 술 한잔 담배 한번 안피우고 나쁜 것 한번 안 드셨는데도 많이 아프셨다
난 모르겟다
그러나 누구 에게나 병은 찾아 오는거고 또 담담히 맞아들이고 또 담담히 죽음도 맞아 들이는거다.
아무튼 마음은 편한데 멍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