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Code


17세기 어느 늙은 수녀의 기도

관리자2 0 8,287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 버릴 것을 저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제가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저 같이 엄청난 지혜의 보고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종당에는 친구가 몇 명이라도 남아 있어야겠지요.

미주알고주알 주워섬기지 않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 주소서.
 

내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그것들에 대해 되뇌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들어줄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 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주십사고 감히 청할 수는 없사오나,

제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힐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해 주소서. 

나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 주소서.
 

저는 聖人까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는 마귀의 자랑거리가 될 뿐입니다.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말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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