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가 오늘 아침 3시 25분에 처음 해본 나의 낮은 신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우유커피를 한잔 들고 나는 내가 참 좋다 란 소리를 혼잣말로 나즉 하게 했다
그리고 놀랐다
드디어 내가 나를 좋아 하는구나
나는 나를 너무 미워했는데 이제 됐다
정말 기쁘다 내가 드디어 사랑하게 됐다
그동안 내가 참 밉고 싫었다 하는 것마다 침착하지 못하고 덜렁거리고 물론 외면상으로는 깔끔하지만 바느질 뒷쪽 엉망진창 같은 꼴이엇다
그런데 내가 나를 좋아하다니
됐다 이제 정말 마무리 시작이다.
어제도 비교적 성공한 교수 출신의 의사를 만났는데 걱정이 많았다
옆 친구가 왜 평생 어두울까 성공했는데 하길래 원래그래! 그러고 말았다
찬밥에 물 말아 고추에 된장 찍어 먹어도 내가 기뻐야 한다
한 남자와 여자가 산티아고길에서 만나 결혼 했는데 사랑의 시작은 이랬다
왜 그렇게 천천히 맨날 늦게 걸어요 여자가 물었더니
이 아름다운 길 천천히 볼려구요 그리고 일찍가도 숙소에서 뭐 할 일도 없쟎아요
그래서 같이 천천히 걷다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아마 내가 나를 죄충우돌에서 길찾기라고 인정하면서 내 맘이 너그러워졌나 보다
어제도 크게 화낼 에피소드 있엇지만 그건 그냥 에피소드
돈키호테도 자기가 무슨 기사가 아니라고 안 순간 우울하고 그러다 꼴깍
느낀데로 사는 것
땅이 좋으면 개미 같이 돈 벌어서 나 같이 가방이 좋으면 사고 또 사고 만들고 또 만들고
그러면서 나를 위로하고 정리하고 사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