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미디어로 새로운 세상 꿈꾸기 송천동 마을 신문 유수경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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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미디어로 새로운 세상 꿈꾸기
공동체에 관심 많은 시인, 아동문학가
도시형 마을 문제 해결사

송천동 마을 신문 유수경 편집장

#1.

“왜 침묵하고 있는 겁니까?” 서한은 묻습니다.
"왜 이 자랑스런 국가가 망가지는 걸 보면서도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겁니까?
우린 여전히 당신들의 형제입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벨라루스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이웃 러시아의 문화 엘리트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다.

지금 벨라루스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한 달 반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여성 운동가들과 여성 시위대 2000명이 주도하고 있고. 일부 여성은 실로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2.

송천동 마을 신문을 만들고 있는 유수경 편집장.

문학소녀때 시작된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강한 호기심은 20대 시집 ‘갈꽃스러지는 우리의 이별은’ 으로 등단했고, 2000년대부터 쓰기 시작한 동화는 ‘소낙비 내리던 날’외 4권과 스토리텔링 ‘바라지창에 꽃비 흩날닐제’외 3권을 쓴 중견 작가이다.

지역사회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마을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면서 현재 다큐멘타리 『우리동네 스토리』를 제작하고 있고 ‘전북 마을공동체 미디어 활성화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을 맡아 마을미디어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밥 한끼의 소중함을 아는 그는 오늘 아침도 서학로 교대 부근의 길고양이 밥 친구를 했을 거고 , 전주시 길고양이 보호협회 대표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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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송천동 마을 신문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요?

2012년도에 노송동에 사업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마을 주민이자 대표로 참석하면서 마을 신문을 창간했었어요.

대표를 하다가 지금은 송천동에 와서 이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 당시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이었고 그것들이 지금 송천동 마을 신문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송천동 마을 신문은 2013년에 시작이 됐고 지금까지 8년 동안 쉬지 않고 매달 한번씩 주민들 모두가 자원봉사를 하면서 매달 첫 주에 신문이 나오고 77호까지 나왔습니다.


Q 송천동 마을 신문 2대 편집장이라구요?

2016년 4월 2대 편집장으로 부임을 했어요. 제가 왔을때는 신문이 위기 상황이었어요.

공동체 일을 하는 자체가 후원형식으로 이뤄지고 일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이미 와해 상태여서 2년 이 지나서야 신문이 자리를 잡았어요.

마을 신문 자체가 마을의 의제를 만들어 내고 마을 이야기를 하는 건데 송천동은 도시화된 곳이거든요.

아파트가 거의 80%이고, 마을 의제가 커요.
소소한 이야기보다는 도시형 마을신문답게 큰 단위의 의제를 많아 만들어 냈어요.

도로 문제의 심각성, 아파트 밀집지역이라 해체된 공동체 등등을 하나하나씩 의제를 만들어서 찾아가는 과정이 마을 신문에 담겨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전국애서 최고로 의제를 제일 많이 발굴 하는 곳이 송천동 마을 신문입니다.


Q 지금까지 다룬 주제 중 중요한 의제라면?

송천동 마을 신문을 매번 보시면 큰 주제를 다루고 있거든요.
정치권이 다루지 못하는 의제를 찾고 있어요.

가장 큰 문제가 도로문제 인데 도로가 거의 주차장이어서 시의원, 도의원들, 시장님께 송천동에 주차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를 했어요.
농수산 시장 이전문제에 대해서 크게 다뤘고, 공청회도 열었고 그 결과 이전을 하지 않는 걸 로 결론이 났어요.

그 외에도 친환경 농산물 텃밭에 싸인 온갖 비닐 쓰레기를 신문에 실었는데 그 다음날 청소가 됐고, 이렇게 큰 의제들을 찾아내서 반영되는 모습과 지역민이나 시민들의 의건들이 마을 신문에 기사화 돼서 해결 되는 것들이 큰 보람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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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이템 선정은 어떻게 하나요?

주민들이 요구사항도 있고, 마을신문 기자들이 송천동 주민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지역의 의제를 많이 알아요.

기획회의 때 우리 동에는 어떤 문제가 있고 우리 옆에 사는 이웃은 이런 문제가 있고 그것들이 신문에 반영되고 취재해서 기사로 나가는 거죠.


Q 시인이고 아동문학가 인데 마을 신문 편집장 하는 건 어떠세요?

오히려 연결 고리가 있어요. 문학 써클을 할 때 선배들이 운동권 선배들이 많았거든요.
시대 전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 주셨고 사회과학 서적을 많이 읽었어요.

그것이 저의 정체성을 만들어 냈고 결국에는 시도 그렇고 동화도 그렇고 사회문제를 많이 쓰거든요. 그런 것들이 신문에 정확하게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마을 신문은 소소한 이야기가 주가 될 수 있지만 도시형 마을 신문은 지역의 의제를 만들기 때문에 사회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거든요.


Q 편집장이 하는 일이 많죠?

신문만 만드는 게 아니고 모든 재정과 인력과 기획력을 갖춘 총감독이거든요.
감독의 역할을 하다보니까 이 조직을 어떻게 단단히 만들 수 있을까?
다음 달 인쇄비는 어떻게 충원해야 하지?
이런 고민을 정말 많이 해요.

그래서 후원 회원 조직을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지인들에게 후원 권유도 하고 공공성을 답보하는 일을 할 때 당신이 준 만원이 공동체를 살린다고 강조도 하고.
기자분들도 이 부담을 안고 있는지 지인들에게 후원 회원을 만들어 오기도 해요.


Q 마을 미디어 이 일을 아주 좋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럼요 제 인생에서 작가로써 사는 삶도 멋지지만 송천동 마을신문 편집장이라는 직함도 엄청 매력적이에요.

이걸 통해서 뭐 만들 수 있지? 이걸 생각하면 사실 잠이 안와요.
이 나이에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앞으로 뭘 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들이 굉장히 소중하거든요.
마을 신문으로 출발했는데 지금은 우리동네 뉴스를 만들고 있고 정치인들과 메니페스토 간담회도 만들고, 다큐도 만들고 있어요.
시작은 신문이었지만, 영상물까지 발전했고 팟케스트, 국제영화제, 독서대전 마을축제 등등
마을 미디어가 하는 건 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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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에 찍은 다큐멘타리를 좀 소개해 주세요.

작년에 전주시가 동물복지과를 만들었고, 이를 위한 밑거름은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들의 활동이거든요.
길고양이 김하연 사진작가의 교육을 받고 단체를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작년에 전주시 길 고양이 협회를 만들었어요.
제가 대표이고 각 동에서 캣맘들이 활동하고 있고 전주시에서 만든 공식 급식소가 5개가 있어요.

그러면서 아이들의 삶이 눈에 보였어요.
아픈 아이들, 밥 한끼가 얼마나 소중한지, 동물 복지가 왜 필요한지 정책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길고양이의 삶이 인간의 삶하고 너무나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약자를 돌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 이걸 고민하다 보니 다큐를 만들어서 길고양이 삶이 얼마나 처절한지 우리가 왜 약자를 돌봐야 하는지 인식개선을 하려고 댜큐를 제작했습니다.


Q 전국적으로 마을미디어의 선두 주자인데 지금까지 한 일과 앞으로의 할 일은 정리해 주세요.

마을 미디어가 전국적으로 많이 만들어지는데 정착해 가는 곳은 많지 않거든요.
전주에서 마을미디어의 성공사례가 전국적으로 하나의 풀뿌리 언론 롤모델이 됐음 하는 생각이 있어요.
마을 신문이 마을 미디어를 커버 할 수 있다는 계기가 되면 좋겠고, 새로 출발하는 미디어 단체에 희망을 주는 길, 로드맵을 만들어서 제시 하고 싶어요.

재능 기부를 통해 당신도 마을 미디어를 잘 만들어 갈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잘 이뤄내고 싶은 건 작가이지만 마을 공동체 복원에 마을 미디어의 역할이 좀 더 확대 됐음 하는 생각이고, 정책적으로 단단하게 만들어서 내년에는 마을미디어가 더 성장 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 인터뷰를 마치고

유수경 편집장은
‘날이 새고 나면 내가 또 새로운 무엇을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보람과 충족감을 느낀다고 했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하면 좀 더 여기서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설레임과,
페이퍼 신문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껴서 앞으로도 어렵지만 이 작업을 계속 하고 싶어 한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삶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우리 집과 사는 동네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풍성함을 누리기 위해서는 많은 애정과 공론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마을미디어의 활성화가 있어야 한다.

그는 사회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고 글쓰기를 좋아하며 공동체 인식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마을 신문 기자가 되기를 권한다.

무심코 지나는 길고양이를 보면서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느끼고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는 정책을 만들어내는 캣맘과 유수경 편집장에 응원을 보내며

“왜 침묵하고 있는 겁니까?”

작가와 미디어활동가라는 두 개의 톱니가 맞물려 강한 힘을 전달하는 전주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를 기대한다.


? 사진 동영상 : 유기승
? : 김세영 방송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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