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Y

[길만사 3화] 길에서 만난 사람들, 살아있는 동네의 역사, 도심속 오래된 나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4-10-16 15:29 | 15 | 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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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면서 우리가 만나는 것들

Things we encounter as we walk along the road
行走在路上的遇见

길 옆에 펼쳐진 풍경

Scenery spread out beside the road
路边的风景

길 위에 남은 역사의 흔적

Traces of history left on the road
路上留下的历史痕迹

오래된 나무가 간직한 마을의 이야기를 따라 걷다

Walking along the story of the village preserved by old trees
漫步在古树守护的村庄的故事中

김수돈 시인.평화동마을신문 편집인
안수현 웹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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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아있는 동네의 역사

도심속 오래된 나무



산밑에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만난 맏냇골 왕버들

원래 이곳은 학산에서 흘러온 개울물이 지나가는 골짜기였는데 500년 마을의 역사와 함께한 이 노거수에는 비가 내림을 알리는 영험한 구렁이가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아파트 한복판에 옹이로 오래된 상처의 흔적만 남아있는 보호수가 되어 버렸고,
지금 전주시에는 치료와 보호를 받고 있는 보호수 25그루, 노거수 73그루가 있고,
평화동 맏냇골 왕버들도 그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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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을 주민들의 숲속 산책로 맏내재



맏내재 저수지의 물멍

모닥불 타오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불멍
물 흐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 물멍

저기 가만히 있는 산자락이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는 이유는 장작넘어 큰불이 되지 않고 흐르되 역류하지 않고 변하지만 매 개쩔은 옷을 바꿔 입는 ‘믿어 의심치 않는 삶의 변주’라고 말하고 싶다.

학산숲속시집 도서관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평화동 맏내제와 학산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독서를 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 특화도서관이다.
책이 삶이 되는 책 여행 도시 전주로의 기반을 구축하고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로 조성되었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김용택 시인, 안도현 시인 등 우리나라 대표 시인들의 저자 친필 사인 시집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외국어 원서 시집과 문학 전문 출판사의 시인선집, 사랑과 이별, 인생 등 마음가는 대로 시를 골라 읽을 수 있는 주제별 시집, 그림과 시가 어우러진 시화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평화5길 36-58 (평화동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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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파트와 공존하는 대정리 왕버들



옛마을을 내려다 서 있던 왕버들 나무가 지금은 마치 오래된 정원처럼 아파트와 어울려 서있다.

새로 난 길은 사람들에게 편리함과 빠름을 선물했다.
장승백이, 양지뜸, 꽃밭정이...
길을 따라 아파트와 새 건물이 들어섰고 매두리, 덕적골, 짓골, 대정리에 이르기까지, 평화동 산자락, 들판 곳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옛 마을들은 이렇게 하나둘씩 도시화됐다.

영무예다음아파트 앞에 300년 넘은 왕버들나무가 울타리를 두른 채 서 있다.
나무를 다치게 하면 화를 입는다 해서 아파트 건설업체도 나무를 지켰다.
수호신처럼 구석마을을 지켜주던 왕버들은 이제 아파트 사람들의 행복을 지켜주는 나무가 되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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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거북바위가 있던 마을들 구석마을 석구동



그 옛날 누군가의 무덤이었던 지석묘는 거북바위가 되어 마을에 남았다.
마을을 지켜온 오래된 나무들이 곧 마을의 역사다.

1972년 교도소가 평화동으로 이전하면서 장승백이 버스 종점이 교도소 앞으로 바뀌었고, 신작로가 넓혀졌으며 시내버스가 다니기 시작했다.
시오리 길을 걸어 남부시장에 다니던 난전들의 마을과 문정리, 석구동 사람들은, 그때부터 버스에 몸을 싣고 장을 보러 다니게 됐다.

신기에서 금성마을을 지나 원석구(原石九,石龜)마을에 닿으면 마을 언저리 산자락 끝에 또 거북바위가 있다.
원래 ‘거북이 구’자를 쓰던 마을 이름을, 일제가 아홉 구(九)자로 고쳐놓았다. 마을회관 앞 느티나무가 그네를 달아맬 만큼 든든하다.
이 나무 아래에서 사람들이 모여 당산제를 지냈고 새끼줄을 엮어 줄을 당겼다.


오래된 길 위에
오래된 역사가 있다. 새로 난 길에도
오래된 역사가 있다.

오래 오래 한 자리를 지겨 선 오래된 나무는
오래 전 마을의 역사를 안다.

나무 곁에 잠시 머울렀던
나그네, 들길따라 떠난 뒤에도
그 자리에 묵묵히 선 나무는
내일 다가 올 풍경을
기다려 품을 것이다.

杏仁 - 시인. 마실길 안내자-


사진 동영상__유기승
글__정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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