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Y

학생들의 행복한 삶의 안내자 - 이동백교장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06-25 13:15 | 1,496 | 0

본문

interview_LeeDongBaek.jpg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학교 만들기를 꿈꾸며..
마을교육공동체 (평화마을학교)
학생들의 행복한 삶의 안내자

이동백 완산중학교 교장

#1.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The Road Not Taken 中에서
- Robert Frost-

학생들과 생활 하는 것이 즐겁고, 교사는 학생들의 운명을 바꿔 줄 수도 있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기억에 남는.
그리고 내 인생의 좌표를 바꿔 준 선생님을 한두 분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해서 교직의 길을 걸어왔다는
동쪽의 잣나무 東栢 이동백 교장

#2.

1988년 왕신여고에서 영어선생으로 교직을 시작한 후 2013년과 2014년 제16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장(전임)으로 활동했다.

2020년 3월 설립자의 사학비리로 휘청거린 완산 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이후 신규교사 채용, 학생회 출범, 학생들에게 마을을 배우게 하는 평화마을학교 등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34년 교직의 꿈이었던 학생들의 행복한 삶의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Q 본인 소개를 해 주세요.

2019년에 재단 비리문제가 크게 발생해서 재단이 재판을 받고 선생님들이 나가게 되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이 물러나고 관선 이사가 파견이 되고 완산여고와 완산 여중이 공모 교장을 뽑게 되었고...

이 학교에 와서 보니까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학교에서 정원을 가꾸는 마음으로 학교를 가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제가 사립학교에 있다 보니까 사립학교 정상화를 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교장 공모를 하게 되고 부임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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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부임해서 한 일은?

선생님들의 상처를 좀 치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기간제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는데 남아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서로 화해하고 치유하는 과정들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작년 3월에 부임을 해서 1년3개월 됐는데 지금은 많이 치유가 됐다고 생각을 하고, 학교가 좀 더 안정화가 되고, 학생들이 편안하게 학교 오는 것이 즐거운 학교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복장이나 머리 염색 들들 크게 간섭하지 않으니까 학교에 오는 것이 즐겁고 선생님도 그런 면에 대해서 관여하지 않으니까 부디 치는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Q 오랫동안 교육 현장에 계셔서 꿈꾸는 이상적인 학교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도 같은데요?

새롭게 어떤 사학의 전형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관선 이사 체재에서 대부분 사학이 재단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데 이 학교는 관선 이사 체제에서 저희가 추진하고자 하는 개혁, 새로운 방향에 대해서 적극 지원해 주시기 때문에 그동안 제가 꿈꿔왔던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학교를 만들어 갈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 같습니다.

부임 후 코로나 19 때문에 5월 중순경에 학생들이 처음 학교에 왔는데 1학년 학생이 처음 온 날 학생 수에 맞게 장미꽃을 준비해가지고...

학생들은 의외의 장미꽃 선물에 좋아하는 표정들이었는데..

(저는 새롭게 출발하는 의미, 또 그동안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자는 의미였죠)


Q 최근에는 마을교육공동체 (평화마을학교)활동을 시작하셨는데요.

학교가 마을과 함께 성장해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완산중학교하고 평화동마을신문하고 함께 마을교육공동체를 한번 해보자 제안을 해서 전주시교육청 사업에 공모를 했죠.
학생들이 내가 살아가는 고장이 어떤 곳 인가를 알게 하고, 동네와 고장에 대한 애정을 갖고 내가 이곳에서 자라서 이곳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까?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고..

다행이도 평화동마을신문을 만드시는 분들이 10년 넘게 지역운동을 해오신분들 이라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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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학교에서 꼭 필요한 교육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을교육공동체는 학생들이 학교가 끝난 뒤에 학원을 갈수도 없고, 또 주말이면 부모는 돈벌이를 나가고 집에 혼자 남아서 게임만 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기도 한데요.
학생들이 좀 더 보람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 학생들을 돌보아줄 어른들이 필요한데 마을교육공동체는 그게 가능하지 않겠느냐 생각을 하는 거죠.

학생들이 마을과 매치 되어서 마을을 알고 마을을 탐구하고 마을 어른들과 만나는 사업이 한 축이라면, 또 한 축은 방과 후와 주말에 학생들에게 쉼터와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어른들과 만나게 하는 축이 한 축입니다.


Q 마을교육 공동체는 어떻게 이끌어 나갈 생각이세요?

일단 전주교육청에서는 1년 단위로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운영위원들이 모여서 마을발견이라는 책을 읽고 토론을 했고 그 사이에 함께 정읍 역사 기행을 다녀왔습니다.

마을발견 저자를 직접 모셔다 이야기를 들으니까 저희들이 마을교육공동체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실감나게 전달이 됐습니다.

학교 내에서는 수업과 연관해서 사회와 가정 이런 식으로 연결을 해서 학급 단위로 나가서 마을을 탐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고, 또 마을 탐방을 하는 동아리 학생들을 중심으로는 주말에 좀 더 폭 넓은 활동도 하는 식의, 양 갈래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Q 처음 이 학교에 오셨을 때 어떤 학교로 만들고 싶으셨어요?

처음 완산 중학교를 왔을때 제가 죽 교직생활에서 꿈꾸던 이상적인 학교,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의견을 내고 교육의 자치가 이뤄지는 학교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단 학생에게 좀 더 많은 권한을 주고 선생님의 의견도 자유롭게 표출되는 교무회의도 운영을 하고 싶고,
그동안 학교의 뿌리 내리고 있던 수직적인 문화가 많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좀 더 그런 것 들이 발현되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서
학생회는 학생회 예산을 학생들이 직접 예산을 세우고 직접 카드를 가지고 쓰고 나중에 결산도 하고 감사도 하도록 권한을 줬고
교무회의는 좀 더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퍼실리테이션의 전문가를 모셔다가 교무회의를 진행하는 방법도 배우고 선생님들과 같이 해보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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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교조 활동을 상당히 활발하게 하셨어요.

학교에 들어가지 마자 전교조가 생기기 전, 전국교사협의회라는 임의 단체가 만들어졌고,
그 단체에 들어갔더니 교장선생님이 햇병아리 교사가 불법단체에 들어가면 되겠냐고 해서 아침마다 거의 1-2달은 교장선생님께 훈계를 듣고 하루를 시작하곤 했는데
제가 하는 주장에 대해서 전적으로 부정은 하지 않으셨고 그렇게 전교조활동을 시작하면서 이런저런 역할을 맡으면서 2013년과 14년에는 전임으로 전교조 전북지부장을 맡으면서 전라북도 교육 전반에 대해서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죠.


Q 앞으로 더 펼치고 싶은 교육철학이라고 할까요.

남아 있는 교직의 기간을 이 학교에서 마무리를 하게 될 텐데요.
그 동안 제가 꿈꿔왔던 학교 그리고 전교조에서 꿈꿔왔던 민주적인 학교를 여러 교육 과정 속에 녹여서 일단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즐기고, 배움이 일어나고 그 배움이 자기 삶의 어떤 토대가 되어서 내가 중학교에서 배웠던 그런 것들 중학교 선생님들로부터 함께하고, 즐겁게 했던 공부가 나의 삶에 바탕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면 좋겠고,

선생님들은 가르치는 것이 즐겁고 학생들과 수업을 하는 매시간이 밥벌이를 하는 노동이 아니고 학생들의 삶에 안내자로써 학생들과 함께 행복한 삶의 터전으로서 행복한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인터뷰를 마치고

영문학을 공부했지만 고향 정읍의 문화지킴이가 됐고, 한국화 공부를 통해 마음공부를 하는
동쪽의 잣나무 東栢? 이동백 교장

‘추운 겨울이 되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 걸 알게 된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
- ‘논어(論語)’-

40여년의 교직생활에서 전교조 활동을 통해, 조각난 완산 중학교를 이끌면서 여러 번의 추운 겨울을 이겨냈을 것이다.

평화동 마을신문과 함께하는 마을교육공동체 (평화 마을 학교)를 통한 다양한 체험과,
학생들의 안내자이고 그들에게 행복한 삶의 터전과,
공간을 만들어주는 멋진 교육의 삶이 이곳 완산 중학교에서 이뤄지길 바랍니다.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The Road Not Ta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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