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진정한 음악의 교류란? 한국 음악 번역가, 우리의 소리로 세계를 품다. 김성진 한예종 전임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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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진정한 음악의 교류란?
한국 음악 번역가
우리의 소리로 세계를 품다
김성진 한예종 전임 객원교수
#1.
한국의 음악을 번역해서 외국인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김성진교수는 음악교육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지휘로 정통 클래식 코스를 밟았다.
1998년 2월말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준비된 운명처럼 용인대 국악대학원 지휘법 강의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KBS 국악관현악단 정기 연주회 객원 지휘를 시작으로 한국 음악에 입문 하게 된다.
서양음악 적인 시각으로 접근한 김교수의 국악 해석은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고, 이어 서울시 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 청소년 국악관현악단 지휘자를 맡아서 음악 안에 담겨 있는 한국의 정서를 연주하는 한국 음악 전문 지휘자다.
#2.
동. 서 음악 모두 위기라고 이야기 한다. 김교수도 그 점에는 동의 했다.
그러나 가능성도 이야기 했다. 한국음악은 엄청난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2011년 터키와의 문화교류 때 터키대통령 오케스트라와 거문고, 가야금 해금 협주를 한 후 진정한 음악의 교류를 느꼈다고 했다.
지금도 앞으로도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이 작업을 하고 있고 앞으로 더 활발하게 기획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 축제에서 느낀 음악의 감동과. 헝가리의 제일 유명한 뮤지컬가수와 국악단과의 협연 이후 그들의 외치던 함성소리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독일 호주 러시아 베트남 몽골 등의 연주를 통해 동, 서양 진정한 음악을 느꼈다고 했다.
Q 김성진교수에게 음악이란 뭘까요?
우울하고 떨칠 수 없는 업이어서 항상 아파요.
그런데 그 아픔이 싫은 게 아니라 점점 더 좋아져요. 계단이 있음 올라가고 멈추면 서 있다고나 할까요?
처음부터 음악적인 출발이 밑바닥 이어서, 그걸 멈출 수 가 없는 것 같아요.
어릴 때 시골에서 교회 풍금을 혼자 치면서 음악이 참 좋구나 생각했어요.
피아노연습도 레슨도 거의 안 받고, 혼자도 가능한 부분이 있더라구요.
그때부터 책보고 공부하고 뒤 늦게 음대에 가서 강사 생활을 주당 40시간씩 하면서, 93년 미국 유학을 갔어요. 작곡을 전공 했는데 한계를 느끼고 지휘로 길을 간 거예요.
비록 내가 아이를 낳지 못해도, 낳은 애기 코도 닦아주고 예쁘게 키우고 화장도 해주고.. 그게 적성에도 맞아요.
Q 미국에서 어떤 공부를 했어요?
93년도 일단 뉴욕으로 갔죠.
비자 받는 것에서부터 난관이 있었어요.
그런데 까다롭게 굴던 담당 영사와 음악 애기가 통해 일이 잘 됐어요.
일단 뉴욕 퀸즈 칼리지에 가서 오디션을 보는데 미국 애들은 너무 잘하고 나는 말도 안 통 하고, 그래서 좀 틀려도 끊을 수도 없고.
트럼펫 저 친구 틀렸네 에잇.. 근데 선생님이 제 눈을 보셨던 것 같아. 그리고 나를 뽑았어요.
레너드 번스타인 직계 제자인 모리스 페레스교수한테 배웠는데, 그를 만나건 제 인생의 행운이에요.
지금도 나이가 90인데 아직도 지휘를 하세요.
오늘 리허설 때 이랬다 저랬다 심지어 선생님 지휘에 대해 토를 달아도, 그래 네 생각이 더 좋은데 이렇게 말씀 하세요.
선생과 학생을 같은 선상에 두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내 흉내 내지 말아라. 너의 길 나 의 길은 다르다. 그리고 라보엠에 대해 물어 보면 난 잘 모른다 내 친구 소개 해 줄테니 가서 공부해라.
누구를 가두질 않아요.
학교에 머스 그레이브 등 세계적인 작곡가도 많은데 다들 장점만 이야기 해요.
너는 정말 현대 곡 지휘 잘해 ..해석이 참 좋아.. 아 그런가? 내가 정말 그런가?
학생의 장점을 부각시키려는 점이 좋았어요. 그런 것들이 나에게는 너무 도움이 됐어요.
Q 음악의 해석은 어떻게 해요?
한국에 딱 돌아오니까 많은 사람들이 물어요.
너 레파토리가 뭐니? 거기 가서 뭐 공부했어? 베토벤을 몇 개 했어?
그래서 난 음악을 해석하는 공부를 하고 왔어요 대답하죠.
곡을 어떻게 다룰 건가. 만약 내가 다음 주에, 다음 달에 말러 2번을 지휘 한다면 공부하죠.
그 레파토리를 누가 어떻게 지휘 했지? 공부할 필요는 없쟎아요? 내가 해석을 어떻게 할 건가를 공부 하는 거죠.
어떤 작곡가가 곡을 주면 그 곡을 어떻게 지휘 할까 나의 해석력이 필요한 거죠.
어떻게 풀어야지 이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작곡했지?
그 작곡가의 의도에 접근하는 것, 가령 예를 들어 내가 모짜르트와 베토벤을 지휘하면 비교적 쉬워요.
대가들이 길을 닦아 놨거든요.
그 중에 하나 선택하고 나의 액센트만 주면 되니까,
그런데 창작음악, 현대음악은 아무도 그 길을 가본 사람이 없어요.
어떤 작곡가가 곡을 던져주면 어떻게 연주하지 하는 해석력이라는 장점이 나에게 있어요.
Q 한국음악 전문 지휘자 이시쟎아요?
사실 내가 국악을 지휘할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어요.
그런데 한국에 들어와서 처음 지휘 한 게 KBS 국악 관현악단이예요.
국악을 모르는 사람이 국악관현악단을 지휘했다?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의 악단을 지휘했다? 말이 되나요?
그런데 최고의 악단을 지휘해서 말이 된 거예요.
제가 만약에 어디 3류 악단 지휘했음 저는 망가졌어요.
최고의 악단을 딱 만나니까 이 사람들에게 무슨 주법이 이렇고 악기가 이렇고 이야기 할 필요가 없쟎아요.
이 부분은 딸을 시집보낸 날 아버지가 저녁에 딸 방에서 흐느끼는 느낌입니다. 그 마음으로 연주한번 합시다. 그럼 그 순간 쫙 나와요.
이 사람들도 깜짝 놀랜 거예요. 양금은 대화를 하면서 낮은 산에 올라가듯이 합시다. 그럼 그 음악이 되는 거예요.
최고의 악단이니까. 그래서 그 공연 때문에 제가 시립국악관현악 지휘자로 가게 된 거예요.
Q 우리나라 음악이 세계에 경쟁력이 있어요?
엄청나게 있죠. 근데 사람들은 잘 몰라요.
제가 전주 시향, 서울 시향 담당자들에게 이야기해요.
굳이 독일 음악의 밤, 러시아 음악의 밤, 이태리 음악의 밤 만 하냐? 한국 음악의 밤을 해라, 근데 잘 안돼요.
국악이라고 하면 국악기로만 하는게 우리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전주에서는 전주가 해야 할 음악이 있고, 경주면 또 거기 음악이 있는 거죠.
그 작업을 외국에서는 계속하고 있어요.
지난번 유럽투어 때도 우리나라 음악으로만 레파토리를 짰는데, 다들 듣는 귀가 있으니까, 한국의 음악이 이렇게 신비스러운가. 정말 좋아하죠.
근데 한국은 한국의 오케스트라를 무시해요.
서양음악과 국악의 차이는 펜글씨와 붓글씨라고 생각해요.
뭐가 더 좋다 이렇게 말할 수 없는거죠. 펜글씨를 붓글씨처럼 쓰면 안 되고 매력이 없는 거죠.
국악이 그러더라구요.
붓글씨처럼 한 획을 착 긋는 묘미, 이걸 오케스트라에 접목 시키면 전 세계가 기절하겠다...
그런데 정말 기절하고 있어요.
Q 그러려면 좋은 작곡자가 있어야 하쟎아요?
많아요, 정말 좋은 작곡자 많아요. 그런데 문제는 완성된 사람만 찾아요.
지휘자도 정명훈만 있기를 바라고 야구선수도 류현진만 있기를 바라고 그게 하루아침에 되나요?
그리고 정명훈씨도 한국에서만 공부했음 그렇게 성장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여기는 토양이 완벽한 사람을 찾고 거기까지 올라가는 과정은 무시해요.
외국에는 부지휘자가 많아요.그러면서 경쟁하고 올라가고.. 우리나라 최고 대학, 작곡과에서 일년에 20-30명 나오는 학생들, 좀 안타갑죠. 나무가 커 가는 과정에서 가지를 다 짤라져요.
이 친구가 앞으로 어떤 곡을 쓸지 모르는데 기초가 잘려나간 거예요.
그래서 정말 내가 필요한 가지를 사용하려고 할 때 없는 거에요.
다 짤려 가지고.. 정말 좋은 친구들 많아요.
Q 한예종은 언제 가셨어요?
작년에 갔어요. 지휘 선생이 필요해서 간 거예요. 처음 1학기 때 굉장히 힘들었어요.
학생들이 질문을 안 해요. 질문해라 난 아는 게 별로 없다. 질문해라 그러면 내가 답을 해주고 만약 모르면 공부해서 해주고, 그것도 아님 전문가를 소개해 주마..
일단 지휘 전공이기 때문에 2가지를 이야기 하죠.
가지치기와 그릇 만들기. 그릇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음식이 있더라도 담을 수가 없쟎아요.
수업을 3시간 하면 주로 토론을 해요. 내가 해주는 것은 10이면 1-2정도,
그리고 나머지는 학생들이 하죠. 저희 선생님도 그랬거든요.
그러다 만약 뒤로 가면 애가 왜 이렇게 갔지, 고민을 저도 하죠 돌아가는 길이 있나? 그리고 저도 공부를 해요.
Q 한국 음악계에 느끼는 전반적인 의견은요?
난, 사실 하는 일만 생각해요. 생각은 많지만 모든 것을 다 개선할 수는 없쟎아요.
다 접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죠.
그래서 요즘은 외국 교향악단과 하는 일에 재미를 붙이고 있어요.
그 작업도 내가 한국 음악계에 할 수 있는 일이예요.
그리고 한예종에 와서 보니까 학생들이 너무나 뛰어나요.
또 작곡가 임준희 교수도 가둬 놓은 스타일이 아니에요.
유행가처럼 써도 좋고 영화음악도 좋다. 그래서 학생작품이 영화 해어화에 쓰이기도 하고 컬러링으로 돈 버는 학생도 있고, 뮤지컬도 하고 약간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 들의 미래가 어떻게 커 갈지 궁금해요.
Q 클래식쪽은 음악에 위기라고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생각하세요?
위기죠. 유럽은 아직은 괜챦은 것 같아요. 그러나 유럽도 위기예요.
그 예가 학생 대부분이 한국 학생이거든요 그럼 그쪽 학생은 공부를 많이 안한다는 얘기 거든요.
전에는 심포니도 듣고 오디오도 좋은 것 사려고 했어요.
그러나 요즘은 스마트폰 등으로 해결하죠.
저희 선생님이 한국에 나가라고 한 이유가 그거 였어요.
뉴욕에 있으려고 마음 먹었는데 자꾸 가라고 넌 한국에 가면 분명히 잘 될거야.. 그리고 여기는 음악회장에 흰머리만 있쟎아? 근데 한국은 아직도 검은머리 청중이 있더라고. 그게 20년 전이거든요.
전 75살까지 재미 있게 살고 싶어요.
에너지 넘치게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 인터뷰를 마치고
그는 인상 깊은 무대로 KBS국악관현악단의 첫 무대와 터키대통령 오케스트라와의 연주를 꼽았다.
이런 음악도 있구나.. 그리고 우리 음악이 오케스트라와 접목이 되겠구나를 알게 돼서..
그리고 거문고의 대가 정대석 선생을 만나고 한국 최고의 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고,
거기에서 한국 음악의 무한한 가치를 발견하고,
그의 국악 해석이 평면적인 소리를 넘은 입체적으로 다듬었다는 평가도 받고,,
외국 교향악단과의 우리 음악 연주 시도로 다양하고 새로운 장르를 열고...
그는 이런 이야기도 했다.
나는 서양음악에서 국악으로 전공을 바꾼 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음악과 통하고 싶은 거다.
나의 음악에는 국악도 있고 클래식도 있고, 대중 음악도 있고 오페라도 있고 영화음악도 있다.
음악 그 안에 담겨 있는 한국의 정서가 중요한 것이지 국악 양악을 분리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
정말 오랜만에 한국 음악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들었다.
이때 그가 한국에 있고 우리 음악 전문 지휘자인 게 정말 고맙고, 다시 한번 그를 키워낸 모리스 페레스 교수에게 감사를 드린다.
? 사진 동영상 : 多陽
? 글 : 정하루 방송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