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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같고, 강물 같고, 기도 같은 첼로에게 말걸기. 필하모닉 첼리스트 앙상블 김홍연 대표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7-03-29 18:24 | 4,598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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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같고, 강물 같고, 기도 같은
첼로에게 말걸기
필하모닉 첼리스트 앙상블 김홍연 대표


#1.

1998년 고베에서는 대지진의 사망자를 추모하고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천명의 첼로 콘서트”가 열렸다.

그 음악회에 실제로 참가해 첼로를 연주했던 일본 작가 이세 히데코는, 그 자신 할아버지가 숲에서 키운 나무로 아버지는 첼로를 만들고 그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첼로’라는 책을 썼다.
첼리스트 김홍연은 적어도 첼로에 있어서는 참 성실하다. 그리고 열심이다. 자신의 소리가 필요하다면 어떤 연주도 거절하지 않는다.
한 소년이 숲 속에서 계절에 따른 소리변화가 궁금했듯이 그는 첼로에 어떤 매력과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2.

첼로, 인간의 모양으로, 인간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악기라는 첼로,

첼로를 얼마나 배워야 내가 연주하고 싶은 악보를 연주하나요? 14살 아이의 답이다.
피아노를 먼저 배우면 좋고 한 2-3년 지나면 자기처럼 잘 할 수 있고, 악보는 바이올린 보다 쉽고, 악기 가격은 20만원, 비싼 건 30만원 물론 100만원 이상도 있고,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첼로 50년 그리고 올해 목표가 연습이라는 김대표에 물어 보자, 그리고 그 어렵다는 앙상블을 그것도 첼로만으로 20년을 한국에서 유일하게 지켜내는 에너지는 어디서 올까 궁금했다.




Q. 어떻게 해서 첼로를 하게 됐어요.

올해로 첼로 인생 48년이예요.
처음엔 성악을 했는데 중학교 때 우연히 시작하게 됐죠.
처음에 줄이 4개라는 것도 몰랐고 무작정 한 거예요.
그러다가 1978년 9월에 전주 시향에 들어갔고, KBS전주 FM 개국도 했고. 그땐 정말 전북 음악의 르네상스라고 할 정도로 시민들과 더불어 음악이 빠르게 가깝게 다가가던 시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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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은 어떤 스타일의 연주가예요?

저는 재능보다는 노력이죠.
무대가 두렵다기 보다는 연습이 부족하면 들어갈 때 다리가 좀 후들후들 해요.
그러나 최선을 다했다 싶으면 자신이 좀 생기고.
지금은 매일 연습하는 건 아니지만 은퇴 후 집중력이 좋아졌어요.
음악가는 바흐 그리고 야노스 스타커를 좋아해요.
스타커는 연주도 좋지만 그의 숨겨진 인간적인 매력을 존경해요.
그리고 저에게 큰 영향을 주신 분이 한성환선생님.
지금은 캐나다에서 활동하시는데. 첼로앙상블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셨고 도움을 받았죠.
앙상블 연주회 직접 출연도 해 주시고..


Q. 필하모니 첼리스트 앙상블은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됐어요.

1989년 첼로만으로 창단 공연을 하고 독일에 갔어요.
그런데 우연히 첼로로만 연주하는 베를린 필하모니 앙상블을 만나게 됐어요.
반가웠죠. 첼로라는 악기가 워낙 음역이 넓으니까 앙상블이 되거든요
그래서 1996년에 첼로로만 연주를 하는 앙상블을 만들었어요.


Q. 독일유학 가서 느낀 서양음악에 대한 절망감은 없었어요?

처음에는 완전 바닥까지 절망을 했어요.
내가 지금까지 뭘 했나. 다 소용없는 짓을 했구나 생각했는데..
결론은 제가 독일에서 특별한 테크닉을 배웠다기보다는 음악을 대하는 자세, 음악의 뿌리, 본고장 사람들이 음악을 대하는 자세는 이렇구나를 몸에 뼈저리게 느끼고 왔어요.
그 다음부터는 잘하는데 목표를 두는게 아니고 어떻게 이해하고 감동을 받고 최선을 다해서 연주를 하고 내 연주를 듣는 한 사람 만이라도 나와 또 같은 감동을 받게 해야지 하는 목표가 생긴 거예요.
그 이후에는 마음이 충만되고 편해요.
제 한계도 알았고 그래서 그 이후에는 내가 할수 있는 걸 찾게 됐어요.


Q. 연주회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언제부터 몇 번 했어요.

지금까지 정기 연주회는 42회까지 했어요.
사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일년에 2번씩, 2월과 9월에 꼬박꼬박 했는데요. 5-6년 전부터는 일년에 1번씩 해요. 올해는 5월에 공연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우리나라에도 첼로앙상블이 많거든요.
그런데 대부분은 1회성이거나 운영 기간이 짧아요.
그래서 이렇게 우리같이 꾸준히 한 단체는 없어요. 그 만큼 힘들다는 애기죠.
그대신 한옥마을 콘서트를 두달에 한번씩 하고 있어요.
세계적인 명소가 되고 관광객이 오는 것도 좋지만 우선은, 전주 사람이 사랑하는 한옥마을이 됐음 좋겠어요.
그래서 누구나 다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요.
물론 앙상블 활동이 큰 경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나 이무리 세상이 변해도 클래식 음악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힘들어도 이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서로 격려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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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첼로 하면서 느끼는 자부심과 보람은요.

귀한 악보를 찾아서 연주 하는 건데요.
예를 들어 차이코프스키 오페라 오네긴중 렌스키 아리아가 있어요.
그런데 우연히 첼로 앙상블로 편곡된 곡을 발견을 했고 연주를 했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그럴 때 정말 기쁘고, 가야금도 배웠어요. 한국의 연주가로써 국악기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은데 악보가 문제예요.
창작곡이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행착오 거쳐야 하는데 아직은 어려워요.
그러나 계속 시도하고 있고, 앞으로 다양하고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내고 연주하는 하나 저의 숙제입니다.


Q. 음악소비자 그리고 음악계에 하고 싶은 이야기

점점 음악인들 우리들의 잔치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두려워요.
전에는 정말 지금보다 풍요롭지는 않았어도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고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어려운 여건 속 에서도 선생님께서 베푸시는 게 많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부모님도 학생도 오랫동안 노력해서 꿈을 이루기보다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반짝해서 주목 받기를 원하거든요.
악기 10년 해도 제대로 된 소리 내기 힘들고, 3분짜리 곡 하나 준비 하려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해야 하고, 제가 앙상블을 하면서 작은 하우스 콘서트를 하는 이유도 음악이 이렇게 아름다운 거예요.
누구나 다 들을수 있어요 편하고 쉽게 다가오세요라고 말을 거는 거예요.
그리고 제 후배들이 이런 음악 활동을 했음하고 바라고 요즘 들어 학생들의 중 고교 음악교육을 보면 너무 화가 나요.
그러나 우리 전공자들의 탓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영향력이 너무 부족해요.


Q,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엄마 건강이 염려가 된다고 카메라를 사줬어요.
제가 앉아서 하는 일은 정말 잘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10년 계획인데요, 5년 동안은 카메라 공부를 하고 5년은 우리나라 근대건축 사진을 좀 찍어서 제 나름대로 근사한 사진첩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우선은 첼로를 좀더 열심히 하고 아 이제 안되겠구나 싶을 때 접는거에요.
그러나 아직은 너무나 첼로가 좋고 그래서 올 해는 좀더 열심히 해볼 계획을 세웠구요.
글로리아 쳄버도 하고 있는데 제 소리가 도움이 될때 까지는 하고 싶어요.
그리고 필하모닉 첼로 앙상블을 잘 이끌고 그동안 모아둔 악보를 무대에서 다 빛을 보게 할 후배도 만나고 싶고,,, 그러나 인생은 절대로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쟎아요. 그날 그날 최선을 다해서 살고 싶고 아직은 더 많이 노력을 해야겠지요.

아! 김홍연 그 첼로하는 사람,,
그리고 우리 아들은 정말 열심히 살았던 우리 엄마


이렇게 기억했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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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공연계획

Philharmonic Cellist Ensemble
필하모닉 첼리스트 앙상블

2017. 5. 4. 목요일 pm 8:00
한옥마을 공간 "봄"


** 인터뷰를 마치고

그가 전주에서 1970년대 첼로를 메고 다니면 대부분은 기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1980년대 전북 음악의 르네상스를 거친 이후 다시 우리만의 잔치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다.
시인 한혜영은 음악은 어지간해서 가슴 더워지지 않는 뭇 영혼들에게 땔감을 대주는 일이어서 얼마나 고단하고 숨막힌 작업이냐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 일이야 말로 싸늘하게 식어 말없이 웅크리고 앉아있던 내 가슴에 석탄 한 삽을 막 집어넣고 돌아서는 거라고.
김대표가 말하는 클래식 음악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껴보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음악을 들었다.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를 위한 소나타 그리고 콜 니드라이,,, 나도 역시 첼로를 좋아하나 보다.


? 사진 동영상 多陽
? 글 한여름 방송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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