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는 350여 개의 쿠어오르트(Kurort)가 있습니다. 우리말로 휴양치유단지로 번역할 수 있는 이곳은 산림, 해양 등 자연자원을 활용해 질병을 예방하고 재활치료가 가능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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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치유가 숲과 같은 자원을 활용해 심신을 이롭게 하는 것과 같이, 독일 등 유럽에서는 해수?해풍?해조류 등 해양치유자원 또한 재활·치료를 위한 자연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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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해양치유단지가 개발된 것은 18세기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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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초의 해양치유단지는 1793년 프리드리히 프란츠(Friedrich Franz) 1세가 자신의 주치의인 사무엘 고트리이프 포글(Samuel Gottlieb Vogel)의 권고에 따라 독일 북동쪽 해안에 위치한 바트 도베란(Bad Doberan) 인근 도시 하일리겐담(Heiligendamm)에 건립한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Mecklenburg-Vorpommern)주 해양치유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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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약 200년에 걸쳐 북독일의 북해와 동해(발트해)에 해양치유단지가 꾸준하게 건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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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독일 연방정부는 ‘창조적 보건관광(Innovativer Gesundheitstourismus)'의 기치 아래 재정 지원을 통해 해양치유관광 활성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민간투자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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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바데하우스(bade:haus norderney)는 독일에서도 가장 오래된 해양치유시설로 2015년에는 유럽 헬스 앤 스파 어워즈(European Health & Spa Award)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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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데하우스는 8,000㎡ 규모로 해수·해염·조류·모래·기후 등 해양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 취사시설을 갖춘 리조트형 객실이 마련돼 해양치유를 원하는 이들이 장기체류하기에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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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쿠어오르트 중 휴양치유에 적합한 치유·관광·환경자원을 보유한 지역과 시설 80여 곳에 대해서는 국가가 인증하였으며, 이 지역에서의 휴양치료의 경우 공적보험에서 비용을 보조받거나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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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의료보험법의 개정에서 쿠어(Kur)라는 개념을 예방과 재활로 나누어 예방의 경우 매 3년마다 최대 3주의 기간에 대한 치료비의 90%와 1일당 성인 16유로, 보호자 동반 아이 25유로의 보조금이 의료보험에서 지급되며, 재활치료의 경우 매 4년마다 통상 3주 동안, 1일당 10유로의 자부담비를 제외한 비용을 의료보험 또는 연금보험에서 지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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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치유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7년 한 해 동안 약 2,700만 명이 휴양치유단지를 찾고 있으며, 이 중 해양치유단지에서 약 950만 명이 휴양?레저?관광을 즐기며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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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독일에는 350여개 휴양치유단지가 조성?운영 중이지만 모든 휴양치유단지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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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특정 대상에 대한 전문적인 특화 프로그램을 갖춘 단지만이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천식이나 아토피 등 질환 치유로 특화하거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예방 목적의 프로그램으로 특화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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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치유단지의 성공적 운영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의료산업, 관광산업과의 연계 및 보험 협력체계, 인력 전문성 등을 함께 갖춘 경영전략, 지자체 상호협동으로 분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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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치유단지의 인프라 중 자연환경, 서비스의 질, 건강식 등이 이용자들이 단지를 찾는 주요한 요인이라는 독일연방공화국 통계청의 분석은 향후 우리나라의 해양치유단지 조성?운영에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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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해양치유단지에서 주로 사용하는 치유자원은?
유럽 해양치유단지에서 보완적 치료(supportive therapy)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해양치유자원은 해양기후, 표층수, 염지하수, 심층수 등 해수, 해풍(에어로졸), 해조류, 해염(소금), 해니(머드, 해사, 토탄), 해양환경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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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들이 주로 검색하는 펍메드(pubmed)에서 이러한 해양치유자원의 효능에 대한 연구결과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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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별 해양치유자원의 효능을 검색해보면, 피부질환, 호흡기질환, 순환계질환, 면역성질환 등에 대해 기후자원이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가장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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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자연치유자원을 활용하여 질병예방, 건강증진, 재활치료를 목적으로 체류하는 휴양치유산업의 생산유발효과는 독일에서만도 연간 40조원, 고용인력이 45만 명에 이릅니다. 때문에 독일에서는 휴양치유산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 중요한 혁신정책(Innovativer Gesundheitstourismus 4.0 in Deutschland)으로 선정하고 활발히 육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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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해양치유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독일에 비해 연간 국민소득이 적고, 휴가가 적은 우리에게는 휴양치유가 아직 멀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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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고, 노인인구와 완치되지 않는 만성질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자연환경이 우수한 해양이나 산림에서 휴양·레저·관광을 즐기면서 질병예방·건강증진·재활치료를 목적으로 체류하는 휴양치유산업은 국내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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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에는 관광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관광이 단순한 관람에 치중되어 있었다면 최근에는 웰빙?힐링 등 트렌드와 연계되며 휴가에 건강을 중시하는 경향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웰니스 관광 33선을 선정해 육성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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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내에서 해양치유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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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레저관광, 해양바이오, 휴양의료와의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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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의 성공적인 해양치유단지의 특성은 관광·의료·바이오산업과 휴양치유가 연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중증환자들보다는 만성질환을 앓는 방문객들이 건강한 가족들과 동반 방문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해양치유를 위해 체류하는 동안 의료적 치료 외에 주변 관광지, 마리나 등과 같은 레저?관광 콘텐츠가 연계·개발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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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 중에 해양 소재의 식품·용품이 사용되고, 귀가한 후에도 이러한 해양소재의 제품들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하여 치료가 이어지도록 하는 것 또한 해양치유단지의 지속적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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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조건을 갖춘 곳에서 전문적인 치료사와 함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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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치유단지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주기적인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해양치유의 효능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해양치유는 반드시 의료인과 연계되어 운영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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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설문조사 분석에서 볼 수 있듯 해양치유단지의 성공을 위해서는 해양치유관광을 실행할 수 있는 장소의 자연적 입지·환경·공간·시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어야 하며, 치유프로그램의 품질관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치료사의 전문성 또한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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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치유프로그램을 개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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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의 성공적인 해양치유단지의 또 다른 특성을 분석해보면, 휴양치유 콘텐츠의 전문화(특화)입니다. 모든 지자체가 유사한 콘텐츠로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 아니라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자원, 기후자원 등을 활용하여 방문객 대상을 특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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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기후특성·염전을 활용한 호흡기 건강증진, 우수한 갯벌·피트를 활용한 피부 건강증진이나 근골격계 통증 완화, 다양한 해조류를 활용한 고혈압, 당뇨 치료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치유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개발해 타깃 방문자를 정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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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검증과 지속적인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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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해양치유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낮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치유자원의 생산량, 분포도, 치유자원의 효능에 대한 검증, 해양치유 프로그램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치료사(해양치유지도사/해양치유사) 양성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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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치유에 대한 의학적 검증은 2~3년으로 완성될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연구결과가 있어야 국민들에게 해양치유의 효과와 필요성을 안내할 수 있으며, 수년간 쌓인 연구 결과는 수요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의료보험과의 연계를 위해서도 해양치유산업화 전략과 더불어 연구결과물 축적에 힘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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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치유산업이 미래산업으로의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해양치유산업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중요한 산업으로 부각되며 EU, 독일 등에서 적극 지원·육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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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국내에서도 해양관광산업을 해양치유와 연계하여 해양분야 신산업으로 육성한다면 관련 인력양성,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민건강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를 보면 연간 3조원의 의료비 절감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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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치유산업은 생산유발효과나 일자리 창출이 도심지역이 아니라 외곽 어촌에서 발생하게 되므로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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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양관광이 일 년 내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건강증진을 원하는 국내 관광객들의 국내 여행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건강을 추구하는 국외관광객의 국내 유치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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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산림치유단지가 조성된 데 비해 국민들이 해양치유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아직 없습니다. 해양치유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초기부터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에, 독일에서와 같이 초기에는 국가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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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는 해양치유산업의 육성을 위해 공모를 통해 선정한 충남 태안, 전남 완도, 경남 고성, 경북 울진 등 4개 협력지자체와 함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총 51억원을 투입하여 해양치유자원의 발굴 및 효능 검증과 관련된 R&D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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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산업화 선도 사례 육성을 위해 올해 완도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협력지자체에 해양치유 시범거점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 연말에 「해양치유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의 제정과 함께 해양치유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여 침체된 연안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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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휴양치유산업은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육박할 때부터 성장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1인당 국민총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하였습니다. 해양치유산업이 국내에 성공적으로 도입돼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치유와 관광을 함께 즐기는 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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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통합의학교실 해양치유산업연구단장 이성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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